동주문학회

윤동주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동아리입니다.

발자취

 1987년 5월 5일 국문학과 84학번 권미선 주도로 연세대학교 문과대학에 <동주문학회>라는 문학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80년대는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계획과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산아제한 정책이 성과를 거두면서 보릿고개 없이 자란 60년대 생들이 대학에 입학한 시기였다. 386세대라고 불리는 이들은 평화적으로 군사독재정부를 종식시키고 시민 민주주의를 싹 틔운, 감동적인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이후 대학생들은 다양한 동아리를 만들어서 공부, 취미, 운동을 함께했고 책 읽기 소모임을 조직하여 민주 시민이 갖추어야 할 교양을 학습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동주문학회>라는 이름의 동아리가 문을 열자 윤동주를 좋아하는 문과대, 상경대, 공대, 음대 학생들이 가입해 들어와 연세대학교 동아리 문화를 선도하였다.

 동주문학회는 일년 사업으로 여름방학에 경상남도 거창으로 농촌봉사활동을 갔고 11월에는 시화전에 이어 문집과 신문을 발행했으며, 겨울방학 중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에는 김남주, 박노해, 백무산, 김용택, 황지우 등의 시를 엮어서 시극을 상연하였다. 매주 시합평회와 학번별 모임을 하면서 선배가 후배의 교양을 지도하였고 방학 때는 MT를 가서 예술이 어떻게 현실을 반영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새벽까지 민중가요를 불렀다. 1987년 6월 세브란스 병원 앞에서 이한열의 시신을 함께 지켰고 노제(路祭)를 지내기 위해서 시청 앞까지 만장(輓章)을 들고 함께 걸어 갔으며 시위 현장에서 최루 가스를 함께 마셨고 "독재 타도! 호헌 철폐!" 구호를 함께 외쳤다. 그렇게 20대 청춘들은 50여 년 전 윤동주처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라고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겠다고 다짐하면서 한 명 두 명 사회로 걸어 나갔다.

 동주문학회 동아리방은 종합관(현 교육과학관) 3층 계단 아래 있었는데, 작은 유리창이 가슴 높이에서 옆으로 이어졌고 천정 한 쪽은 바닥까지 사선으로 기울어졌으며 막대 형광등 두 개가 불을 밝힌 작은 공간이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동주문학회는 1987년부터 2011년까지 총명한 20대 청춘들을 꾸준히 키워 교사, 교수, 번역가, 비평가, 사업가, 성악가, 소설가, 공무원, 기업인, 출판인, 연구원, 회사원, 사진작가, 영화감독, 언어치료사 등 사회 전문 인력을 배출한, 학부 문화 예술의 산실이었다. 그러나 2011년 시화전을 끝으로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산하 동주문학회는 공식 활동을 접었다. 1997년 IMF 구제금융 이후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아버지는 실직하고 어머니는 비정규직종에서 생활비를 벌고 아이들은 '문송합니다(문과를 나와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지 않기 위해 문학이 평가절하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더 이상 문학 동아리 문을 열고 들어오는 신입생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주문학회 도서관 앞 학생 총회 모임

MT 가서 둘러 앉아 노래 부르는 모습

동주문학회 MT

동주문학회 시화전

동주문학회 88년 농활 부녀반 노래 교실

동주문학회 88년 농활 부녀반 노래 교실

동주문학회 88년 농활 부녀반 노래 교실

2001 시화전 자리 동주 시비

2001 시화전 사진

2001 시화전 근처 윤동주의 기숙사 핀슨홀 사진

2001 시화전 사진

2001 시화전 사진

OB 동주문학회 조직

 1987년 5월 5일 동주문학회를 설립한 국문학과 84학번 권미선이 2011년 5월 5일 다시 나섰다. '두수합평회'(두 번째 수요일마다 합평회)라는 이름으로 OB(Old Boys) 동주문학회 모임을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학번 순으로 돌아가면서 자작시를 발표하고 시를 발표한 사람이 뒤풀이 비용을 내는 방식으로 합평회를 정례화하였다. 2011년 12월쯤부터 교내 동주문학회가 5년여 겨울잠에 들어간 동안 OB 동주문학회는 2011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네이버 카페와 밴드,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그리고 월 1회 정례 모임과 수시로 번개 모임을 하면서 윤동주 시인의 문예 창작과 나눔 정신을 잇고 있다. 2000년대 학번이 글로벌 자본주의 사회에서 문학 동아리 활동에 주춤거리는 동안 OB 동주문학회원들은 결혼하고 출산하고 사회에서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신을 성찰하는 한 줄 시 적는 마음을 꿋꿋이 간직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