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문학회

윤동주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동아리입니다.

시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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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설

한 때 시인이기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지요. 시는 상처 난 가슴을 쓸어주는 알싸한 진통제였고, 세상을 올곧게 살아보겠다는 굳센 다짐의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그 눈부시고 아픈 나날들이 지나고, 사는 일에 바빠서 아주 오랜 동안 그만 시를 잊고 지냈습니다. 서랍 속에 곱게 접어 두었던 젊은 날의 치기 어린 흔적들을 꺼내어 다시 마주해 봅니다. 부끄러움에 온 몸이 부르르 떨리고,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머어언 길을 떠나온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살짝 아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무심하게 흘러온 시간들이 어쩌면 우리들 모두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긴 여정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 제자리에서 오늘 우리들은 다시 어떤 노래를, 시를 읊조릴 수 있을까요? 

 

이호신(문헌정보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