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배우는 한국어

윤동주의 시를 눈으로 읽고 귀로 들으며 손으로 베껴 써 봅시다.

한국어능력 4급

위로
 
거미란 놈이 흉한 심보로 병원 뒷뜰 난간과 꽃밭 사이 사람 발이 잘 닿지 않는 곳에 그물을 쳐 놓았다. 옥외요양을 받는 젊은 사나이가 누워서 쳐다보기 바르게 ――
 
나비가 한 마리 꽃밭에 날아 들다 그물에 걸리었다. 노 ― 란 날개를 파득거려도 파득거려도 나비는 자꾸 감기우기만 한다. 거미가 쏜살같이 가더니 끝없는 끝없는 실을 뽑아 나비의 온몸을 감아 버린다. 사나이는 긴 한숨을 쉬었다.
 
나이보다 무수한 고생 끝에 때를 잃고 병을 얻은 이 사나이를 위로할 말이 ―― 거미줄을 헝클어 버리는 것밖에 위로의 말이 없었다.

학습내용

 반전

 

【V어도 V기만 하다】 '-어도'는 가정이나 양보의 뜻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이다. '-기만 하다'와 함께 앞 상황으로부터 예상되는 것과 다른 상황만이 전개됨을 나타낸다.

 

¶ 노 ― 란 날개를 파득거려도 파득거려도 나비는 자꾸 감기우기만 한다. /이 은혜는 죽어도 잊지 않겠네./무슨 일이 있어도 내일까지는 일을 끝마쳐야 한다./재물은 적어도 마음은 넉넉하다./겉은 검어도 속은 희다/그것이 사실이어도 나는 믿을 수가 없다./나는 부자가 아니어도 행복하다.

 

★ 관점: 사물이나 현상을 보고 생각하는 태도나 입장을 가리키는 말로, 시에서는 시적 화자가 시 안에 묘사된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를 가리킨다.

 

¶ 관점이 다르다/그 소설은 특이한 관점을 지니고 있다/인간에 대한 개념 규정은 관점에 따라 다양하다./작가는 그 대상을 어떤 관점으로 보았는가?

 

★ 이 시에서 '사나이'와 시적 화자가 어떤 관계인지 '거미줄을 헝클어' '사나이'를 위로하는 이가 누구인지 생각해 보자.

이 글을 새롭게 바꿔 써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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