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배우는 한국어

윤동주의 시를 눈으로 읽고 귀로 들으며 손으로 베껴 써 봅시다.

홈 윤동주의 작품 한국어능력 4급

한국어능력 4급

쉽게 씌어진 시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 ― 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학습내용

상반된 행동

【V는 줄 알면서도】 '줄'은 어떤 방법이나 판단을 의미하는 의존명사이다. '알다, 모르다'와 함께 주어의 배경지식 정도를 나타낸다. '-면서도'는 선행절에서 인지된 내용과 대조적인 행위를 후행절에서 하게 됨을 나타낸다.

¶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새댁은 밥을 지을 줄 모른다./그가 나를 속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가 공부를 잘하는 줄은 알았지만 전체 일 등인 줄은 몰랐다.

※ 6첩방: 일본 돗자리(다다미) 6장이 깔린 방

★ 환-하-다: 글의 통일성을 이루기 위한 내용 구성 원리로, '환기-하다-다시'의 머릿글자이다. 글의 서두에 독자의 주의를 끌 만한 소재를 다룬 뒤 본론을 전개하고 나서 마지막에 도입부의 참신한 내용을 독자에게 다시 한 번 환기시키면 구조적으로 통일된 느낌을 줄 수 있다.

★ 이 시의 도입과 마무리 부분에 동일하게 배치된 시행이 내용적으로 각각 어떤 기능을 하는지 분석해 보자.

시로 배우는 한국어

윤동주의 시를 눈으로 읽고 귀로 들으며 손으로 베껴 써 봅시다.

한국어능력 4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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