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배우는 한국어

윤동주의 시를 눈으로 읽고 귀로 들으며 손으로 베껴 써 봅시다.

한국어능력 5급

곡간
 
산들이 두 줄로 줄달음질 치고
여울이 소리쳐 목이 젖었다.
한여름의 햇님이 구름을 타고
이 골짜기를 빠르게도 건너련다.
 
산 등허리에 송아지 뿔처럼
울뚝불뚝히 어린 바위가 솟고,
얼룩소의 보드러운 털이
산등성이에 퍼 ― 렇게 자랐다.
 
삼년 만에 고향 찾아드는
산골 나그네의 발걸음이
타박타박 땅을 고눈다.
벌거숭이 두루미 다리 같이 ……
 
헌신짝이 지팡이 끝에
모가지를 매달아 늘어지고,
까치가 새끼의 날발을 태우려 날 뿐,
골짝은 나그네의 마음처럼 고요하다.
 
갓 쓴 양반 당나귀 타고 모른 척 지나고,
이 땅에 드물던 말 탄 섬나라 사람이
길을 묻고 지남이 이상한 일이다.
다시 골짝은 고요하다 나그네의 마음보다.

학습내용

 태도

 

【V은/는 척 AV】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나 모양을 뜻하는 의존명사이다. 보조동사로 '척-하다', '체하다'가 있다.

 

¶ 갓 쓴 양반 당나귀 타고 모른 척 지나고/애써 태연한 척을 하다/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다/나를 보고서도 그는 못 본 척 딴전만 피웠다.

 

¶ 잘난 척하다/아는 척하다/죽은 척하고 엎드려 있다/그 노인네는 망설이는 눈치더니 못 이기는 척하며 흥정을 시작했다./주인에게 적당히 뒷일을 부탁한 나는 화장실에 가는 척하고 그 술집을 나오고 말았다.≪윤후명, 별보다 멀리≫

 

※ 이 시의 제목인 '곡간'은 계곡 사이라는 뜻이다.

 

★ 풍자: 문학 작품에서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을 비웃으면서 공격하는 수사법이다. 

 

★ 이 시의 제5연은 초고와 달리 삭제된 채 발표되었다. 시인이 왜 5연을 삭제했을지, 5연에서 풍자된 대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이 글을 새롭게 바꿔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