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배우는 한국어

윤동주의 시를 눈으로 읽고 귀로 들으며 손으로 베껴 써 봅시다.

한국어능력 5급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란시스ž쟘」 「라이너ž마리아ž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학습내용

 부사화 접미사

 

【DV이/히】 형용사 어간에 붙어서 형용사를 부사로 파생시키는 접사이다.

 

* 쉬이: 어렵거나 힘들지 아니하게. 

¶ 없이/깊숙이/수북이/끔찍이/많이/같이/높이.

¶ 집집이/나날이/다달이/일일이/낱낱이/겹겹이/곳곳이.

 

* 아슬히: 아찔아찔할 정도로 높거나 낮게.

¶ 조용히/무사히/나란히/영원히.

 

★ 열거법: 내용적으로 연결되거나 비슷한 어구를 여러 개 늘어 놓음으로써 전체 내용을 표현하는 수사법이다. 예를 들면, ‘꽃밭에는 장미, 백합, 튤립, 칸나가 활짝 피어 있다.’ 등이 그러한 예에 해당한다. 

 

★ 이 시의 화자가 5연에 나열한 이름을 5개 범주로 분류한다면 어떤 이름을 붙일 수 있을지 시 안에서 찾아보자.

이 글을 새롭게 바꿔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