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배우는 한국어

윤동주의 시를 눈으로 읽고 귀로 들으며 손으로 베껴 써 봅시다.

한국어능력 5급

참회록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학습내용

 시간

 

【N이면 N마다】 '이면'은 둘 이상의 사물을 같은 자격으로 이어 주는 접속 조사로서, ‘낱낱이 모두’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마다'와 함께 지정된 모든 때를 나타낸다.

 

¶ 요즘 연예인들은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못 하는 게 없다./김 과장은 사업의 계획이면 계획, 추진이면 추진. 거칠 것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날이면 날마다 책을 읽는다./명절이면 명절마다 선물을 보낸다.

 

★ 기승전결(起承轉結): 한시의 시구를 구성하는 방법이다. 기는 시를 시작하는 부분, 승은 그것을 이어받아 전개하는 부분, 전은 시의 흐름을 한 번 전환하는 부분, 결은 전체 시의 내용을 끝맺는 부분이다. 시뿐만 아니라 긴 글을 쓸 때에도 이러한 구조를 따르면 내용 전개의 통일성을 지킬 수 있다.

 

★ 이 시의 연들을 기승전결 구조로 나누고 시의 화자가 '전' 단계에서 시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분석해 보자.

이 글을 새롭게 바꿔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