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배우는 한국어

윤동주의 시를 눈으로 읽고 귀로 들으며 손으로 베껴 써 봅시다.

한국어능력 5급

흰 그림자
 
황혼이 짙어지는 길목에서
하루 종일 시들은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
땅거미 옮겨지는 발자취 소리
 
발자취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총명했던가요.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깨달은 다음
오래 마음 깊은 속에
괴로워하던 수많은 나를
하나, 둘 제 고장으로 돌려보내면
거리 모퉁이 어둠 속으로
소리없이 사라지는 흰 그림자
 
흰 그림자들
연연히 사랑하던 흰 그림자들
 
내 모든 것을 돌려보낸 뒤
허전히 뒷골목을 돌아
황혼처럼 물드는 내 방으로 돌아오면
 
신념이 깊은 의젓한 양처럼
하루 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뜯자.

학습내용

 회상 의문문

 

【V던가요】 과거 어느 때에 직접 경험하여 알게 된 사실을 현재의 말하는 장면에 그대로 옮겨 와서 전달한다는 뜻을 나타내는 어미 '-더'와 물음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ㄴ가요'가 함께 결합하여 과거 사실의 성격에 따라 단순 확인이나 염려, 후회의 감정 등을 나타낼 수 있다.

 

¶ 발자취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총명했던가요./어머니는 선물을 마음에 들어하시던가요?/모임에 몇 명이나 왔던가요?/아침에 까치가 울더니 기다리던 아들은 왔던가요?

 

★ 다성성(多聲性, polyphony): 바흐친이 톨스토이 소설의 특징을 단성성(單聲性, monophony)으로,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의 특징을 다성성으로 정의하면서, 기존의 음악 용어가 문학 용어로 차용되었다. 서사시가 중세까지의 통일된 세계관을 반영한 단성적 장르라면, 소설은 근대 이후 각성한 개인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다성적 장르라고 보는 것이다.

 

★ 이 시에 시적 화자의 다양한 측면이 어떻게 형상화되어 있으며 그들은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찾아보자.

이 글을 새롭게 바꿔 써 봅시다.